오사카의 밤 : 술여행, 먹여행, 술집 도장깨기?

2019/04/03 -  배낭 메고 하는 오사카 여행 : 이치란 라멘, 기타하마 카페, 오사카성, 오사카 타워 (캐리어 vs 배낭)

 

배낭 메고 하는 오사카 여행 : 이치란 라멘, 기타하마 카페, 오사카성, 오사카타워 (캐리어 vs 배낭)

오사카 둘째 날. 소소하지만 빡세다! 배낭 메고 행군을 시작하다! 우리 숙소의 체크아웃 시간이 오전 10 시기 때문에 아침부터 서둘러서 준비해서 나왔다. 일본에 도착해서 새벽 2시까지 놀고 새벽 3시에 잠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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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팅에서는 오사카 둘째 날 낮에 대해서였다면 이번에는 같은 날 저녁에 대한 포스팅입니다. 우선 결론을 말하자면 저는 이 날 마신 술로 인해 다음날 술병이 났고 한국에 돌아온 밤 11시에 가까운 시간까지도 술병은 계속 됐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마셨길래 이런 소리를 하는가 함께 보시죠..

오사카에서 술집 많은 곳? 츠텐카쿠로 가세요!

 오사카 타워, 츠텐카쿠는 지금의 아베노하루카스가 있기 전에 오사카를 대표하는 전망대였습니다. 요즘은 아베노하루카스로 다들 가더라고요. (아.. 힘들다고 하루카스 노룩 패스해버린 아픈 기억이) 어쨌든 저녁에 너무 피로가 쌓여서 맥주 생각이 간절했고 배가 상당히 고프기도 해서 전 글에서 말했듯이 숙소에 짐을 던져버리고 나왔습니다. 제가 찍은 사진 중에서 츠텐카쿠, 에비스니시 근처 상가의 느낌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 같아요. 도톤보리와 구로몬 시장도 가게도 많고 사람이 많았지만 이곳은 좀 다른 느낌이었어요. 좀 더 조명이 화려하고 가게가 다닥다닥 붙어있다고 해야 하나? 그리고 전체적으로 술집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거리에 사람이 와글와글한 건 아닌데 가게를 들어가면 손님들이 많았어요! 도톤보리에서는 드문드문 술집이 있어서 어딜 갈까 아까 거 길 갈까 하는 느낌이라면, 이곳은 술집 옆에 또 술집 옆에 또 술집이어서 어딜가지 고민하는 느낌입니다. 

 

츠텐카쿠 에비스니시 근처

 저희 또한 그러한 고민 끝에 한 가게를 들어갔어요. 술집인 줄 알고 들어갔는데 가족단위 식사를 하는 테이블도 있더라고요. 에헴. 잘못 들어왔나 하다가 다시 돌아서 나갈 기운은 없었기 때문에 그냥 앉아서 주문을 했습니다! 지금부터 일본 2박 3일 내내 나눠서 먹어야 할 만큼 뭔가를 많이 먹고 마십니다.

첫 번째 가게를 들어갔는데 이곳은 도톤보리에서만큼 메뉴판에서 한글을 찾기는 힘들었습니다. 일본어를 할 줄 몰랐기 때문에 일본어 할 줄 아는 일행만이 한줄기 빛이었습니다. 일본어를 할 줄 몰라도 시킬 건 다 시켜 먹었다..

일본 음식 가격과 양

가라아게, 모듬 사시미, 모듬 튀김꼬치

 일본 와서 제일 많이 느낀 것은 '음식 가격이 비싸다' 입니다. 아니 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양이 적다'가 맞겠네요. 치킨 가라아게 몇 조각 든 게 14,000~16,000인 셈이에요. (맛있어서 두 번 시켰다.) 나머지들도 후들후들. 그리고 두번째로 많이 느낀 것은 '튀김 꼬치집이 진짜 많다'입니다. 여길 봐도 튀김, 저길 봐도 튀김. 이 세상에 못 튀길 것은 없다는 듯이 다양한 튀김, 연근 튀김, 버섯튀김, 뭔 튀김, 튀김, 튀김.. 평소에 튀김을 별로 안 좋아하는 저는 보이는 게 튀김뿐이니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하나 시켰는데 막상 먹으니까 너무 맛있어서 먹기 바빴다는 것. 튀김을 싫어해도 맛있긴 하더라고요. 

기린이찌방 생맥주

빠질 수 없는 생맥주! 사진으로 보이는 작은 잔들이 거의 500ml 가까운 잔이고 가운데 큰 잔은 1리터 안되게 들어있는데 정말 커요. 한손으로는 절대 못 마시고 두 손 써야 됩니다. 일본에서 먹은 생맥주들에서는 탄산을 거의 못 느껴서 그런지 '술이 물처럼 들어간다'는 말이 딱 어울렸어요. 그래서 술을 물처럼 마셨습니다. 

일본 생맥주는 기린이치방과 흑맥주를 추천!

이번 여행에서 맥주 다양하게 많이 마셨는데요, 저는 기린 이치방과 흑맥주를 가장 추천드리고 싶어요. 기린 이치방은 뭔가 라이트 하면서 끝까지 신선한 느낌으로 마실 수 있는 것 같고요, 흑맥주는 그 특유의 향과 부드러운 목 넘김 때문에 추천하지 않을 수가 없고요! 이 가게에서 맥주 두세 번 더 시켰던 기억이 듭니다. 제 기억에 10000엔 넘게 쓴 것 같아요. 아직 초저녁이었는데 말이에요.

튀김꼬치, 기린이치방 흑맥주

첫번 째 가게는 문을 닫는다고 하여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곳은 24시간 운영하는 이자카야였어요. 여기서도 튀김꼬치를 시켜줬습니다. 여기에는 세상에나 기린 흑맥주가 있었어요! 기린이찌방 흑맥주는 처음 봤기 때문에 냉큼 시켜줬습니다!! 마침 스모를 하는 중이었는지 사람들이 열심히 보더라고요. 이곳 거리에 특히 유명한 옛 스모선수의 생김을 본떠 만든 간판이 특히 많았습니다. 얼핏 듣기로 굉장히 영웅적인 스모선수가 있었다고 해요. 스모는 저의 관심 밖이었고 저의 관심은 오로지 흑맥주여서 진짜 이 날 이후로 당분간 맥주만 쳐다봐도 속이 메슥할 정도로 많이 마셨습니다. 여기선 안주를 다양하게 시키진 않았지만 맥주를 엄청 마셔서 60000엔 정도 나왔던 걸로 기억해요. 거의 저희 테이블에서 10잔 이상은 마신 것 같아요. 배 불러서라도 못마실 것 같은데 타국까지 가서 이럴 일인가 자괴감이 듭니다.

3차까지 갈 줄은 몰랐어요.

일본 횟집

두번 째 술집에서 나왔을 때도 이미 길거리는 많이 어둑해졌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3차로 향했어요.. 이번엔 그냥 완전 횟집이에요. 기념품 살려고 쓴 돈 보다 이 날 밤에 쓴 돈이 훨씬 많은 것 같아요. 여기는 흑맥주가 없어서 하이볼을 먹을까 하다가 맥주를 계속 먹었으니 섞지 말자는 생각에 또 맥주를 시켰습니다. 한국 와서 맥주만 보면 토 나올 것 같다고 한 거 이해가 가시려나요. 저는 예전에는 맥주만 먹고 취하고 숙취가 있고 그러는 게 말이 되나 생각했지만 제가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던 건 제가 그만큼 마셔보지 않았기 때문이었어요. 

맥주 숙취, 다른 술 못지 않다. 

여기선 얼마가 나왔는 지 기억도 안 납니다.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도 기억이 안나고요. 정말 타국에 가서 이럴 일인가 싶습니다. 그러면서 큰 교훈을 얻었어요. '타국에선 이렇게 술 마시지 말자!'

이때 시간는 거의 1시~2시였을 거예요. 세 번째 가게는 다른 곳에 비해 빨리 자리를 털고 일어났습니다. 대체로 문을 일찍 닫지만 24시간 하는 가게들은 곳곳에 있기 때문에 혹시 찾자고 하신다면 어렵진 않습니다. 술을 먹어서 한 가지 좋은점이 있다면 낮에 죽을 것 같던 그 피로와 고통은 조금 사라진 거라고 할까요. 하지만 그 대신 다음날은 더 끔찍한 피로와 고통에 허덕이게 되었지만 말입니다.

술병. 너란 녀석. 어쨌든 상가들을 점점 멀리하며 숙소로 돌아오는 순간도 우리는 빈 손이 아니었습니다. 숙소 근처 편의점을 털어왔고 과자, 신라면 봉지, 육포 등등 물론 그중엔 맥주도 있었습니다.(...)

이쯤 되면 술을 먹으러 일본에 온 것인지 생각해 볼 문제였습니다. 다음날은 저녁 8시 비행기라서 아침 일찍부터 교토로 출발해서 둘러보기로 했었는데요, 당연히 이렇게 먹고 마셔놓고 제시간에 알맞게 일어나기를 기대했다니 정말 웃기는 일이었던 겁니다. 

다음날 아침 저는 마치 잠 한숨도 자지 못한 거 같은 상태를 느끼며 눈을 떴고, 눈을 떴을 땐 이미 체크아웃 시간에 임박했습니다. 그 즉시 교토 일정은 버렸습니다. 빠른 버림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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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올리브:O
작성일
2019. 4. 4. 1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