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 메고 하는 오사카 여행 : 이치란 라멘, 기타하마 카페, 오사카성, 오사카타워 (캐리어 vs 배낭)

2019/04/01 - [일상기록/해외여행을하고] - 일본 오사카 여행 (2박 3일) 첫째 날: 도톤보리의 밤거리, 난카이특급열차(라피트)


오사카 둘째 날. 소소하지만 빡세다!

배낭 메고 행군을 시작하다!

우리 숙소의 체크아웃 시간이 오전 10 시기 때문에 아침부터 서둘러서 준비해서 나왔다. 일본에 도착해서 새벽 2시까지 놀고 새벽 3시에 잠든 것 치고는 용케 일어났다. 후후. 이번 여행에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것은 너무 번거롭고 불편할 것 같아서 배낭을 메기로 했는데, 누군가가 일본은 캐리어보다 가방을 메는 것이 훨씬 편하다고 말한 것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결론적으로 옳은 선택이었다. 아작 난 어깨와 줄어든 1cm의 키 정도야 뭐.

이치란 라멘은 아침 일찍 가세요!

오전 10시의 구로몬 시장은 상쾌했다. 사람이 별로 없나 싶었는데 도톤보리 거리로 향하니 벌써 꽤 많은 사람들이 길을 오가고 있었다. 원래 아침으로는 초밥을 먹자는 얘기가 오가던 중이었지만 문을 연 초밥집이 보이지 않았고 그러던 중 멈춰 서서 고민하다가 옆을 보니 구로몬 근처의 이치란 라멘 2호점 문이 있었다. 마침 오픈을 했는지 가게 안이 한적해 보였다. 그래 아침은 라멘이다!

이치란 라멘 2호점 (구로몬 시장)

이치란 라멘은 입구에서 직원의 안내에 따라 자판기를 이용해 선불하여 식권 같은걸 받아서 들어갑니다. 우리가 거의 오픈 손님이었던 것 같습니다. 고즈넉하고 아담한 내부입니다. 많이 들었지만 양 옆이 칸막이로 되어있고요, 이 칸막이는 일행이 있을 경우에 접을 수 있습니다. 앉아서 식권을 내면서 주문을 하기 전에 소스 단계를 선택하는 종이를 나눠줍니다. 저는 7단계가 가장 맛있다고 하길래 7단계로 했습니다! 짜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짜지는 않았어요. 된장 베이스의 라멘 국물이 정말 진했고요, 입소문이 난만큼 완전 존맛탱이었습니다!! 자판기에서 추가했던 차슈는 한 조각 남겼습니다. 너무 배가 불러서요. 후후. 

이치란 라멘

라멘 : 된장 베이스 vs 간장 베이스

한참을 서로 말없이 먹기만 하다가 어느 정도 배가 찰 무렵, 라멘 국물이 좀 식으니까 급작 느끼함이 올라왔습니다. 국물이 식지만 않았다면 끝까지 다 먹었을 거예요. 저는 이후에 셋째 날, 공항에서 한 라멘집에 들어가게 되는데요, 된장 베이스인 이치란 라멘과는 다른, 간장 베이스의 라멘을 먹게 됩니다. 깨달았습니다. 저는 된장 라멘보다는 간장 라멘이 맛있더라고요!! 느끼함도 덜하고 깔끔해요. (해장으로 딱입니다.)

도톤보리 상가

갑자기 분위기 포토존

이 간판 되게 유명하지 않나요? 기타하마에 가기 전에 시사이바시스지 쪽으로 쇼핑 가려는 길에 지나다가 우리가 찍히고 있더라고요. 오오. 일본의 간판은 재미있는 게 많아요. 굉장히 입체적이고 큼직한 간판이 많습니다. 지나는 길에 타코야끼가 들어갈 자리도 없었지만 아예 살 수가 없었습니다. 오전부터 타코야끼 가게 앞에 어마어마한 줄이 있었거든요. 저 집 타코야끼는 얼마나 맛있길래 줄이 온종일 긴 건지 궁금합니다. 원래 타코야끼를 별로 안 좋아하는 입맛인 것이 다행입니다.

도톤보리 상가. 타코야끼 맛집

꽃게 간판은 자세히 안 봤다가, 알고 보니 다리가 막 움직이고 있는 걸 보고 놀랐어요. 귀엽고.. 싱싱하다.  지금도 아쉬운 건 일본에서 초밥을 못 먹었어요. 어떤 사람들은 기대했는데 실망했다고도 하던데 일단 실망도 먹어봐야 할 수 있는 거잖아요? (아무 말) 다음에 일본 가게 되면 초밥 잘하는 집 가서 꼭 먹기로! 이상하게 저는 여행을 하면 은근 잘 못 먹는 것 같아요. 배가 불러서 혹은 타이밍이 안 맞아서 등등의 이유로.

3월 중순의 일본 날씨는 쌀쌀. 올해는 한국의 날씨와 거의 같다.

보통의 경우는 3월 중순이면 일본이 한국보다 좀 더 푸근했는데 올해는 이례적으로 평균보다 쌀쌀한 편이라고 합니다. 여행 시작 전에 일기예보를 2주 전부터 들락거렸는데 한결같이 비가 온다고 되어있길래 스트레스받지 말자며 그냥 체념했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것과 같이 구름의 비주얼이 심상치 않습니다. 하지만 비는 오지 않았죠!! 음하하

그렇지만 비가 아예 내리지 않은 것도 아닙니다. 가랑비? 여우비? 굉장히 내리는 건지 마는 건지 하다가 그치고 햇빛 나고를 반복했어요. 우산은 전혀 필요하지 않았답니다. 게다가 이 날 오후는 햇빛이 쨍쨍한 날씨였죠! 럭키.

도톤보리 전경

이 시간에도 글리코 앞은 여전히 만세 포즈를 하며 사진 찍는 관광객들로 정신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도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글리코 앞에 위아래로 두 갈래 난간이 있는데 아래쪽에서는 거의 사진을 안 찍더라고요. 위에서 찍으면 더 좋은가? 이후의 일정은 난바역에 가기 전 도톤보리 바로 근처인 신사이바시에서 구경과 쇼핑을 한 뒤, 요즘 핫하다는 기타하마로 가서 카페에서 차를 마시는 것이었습니다.

오사카 도톤보리 글리코

참고로 이 날 고개를 돌리면 10명 중 5.5명은 트렌치를 입었던 것 같습니다. 허허. 

뭘 보냥, 닝겐!

신사이바시로 향하던 중, 호젠지를 지나게 되었는데 길가를 오가던 사람들이 그곳에 잠시 들러 기도를 하고 그러더라고요. 멀찍이 구경하는데 귀여운 친구들을 발견했습니다. 일본에서는 첫 번째로 만난 고양이 친구들입니다. 수염이 어찌 저렇게 솜털처럼 뽀송하고 길고 샤방샤방한 지, 당장 그 아이들에게 냥냥 펀치를 맞고 싶었어요. 하지만 꽤나 인상파 친구들이더라고요. 가까이 가기가 힘들었기에 먼발치에서 사진만 찍었답니다. 

우연히 만난 일본 고양이

인스타그램에서 핫한 '기타하마'

인별에서 핫한 카페들이 있더라고요. 카페보다는 그곳의 풍경이 핫한 것 같습니다. 난바에서 몇 정거장 밖에 안 되는 거리인 기타하마입니다. 이곳은 난바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음에도 관광지를 코 옆에 둔 곳이라고는 믿기지 않게 한적한 도시의 풍경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빌딩 숲 곳곳을 보는 것 같아요. 카페도 그런 빌딩 근처에 몇 군데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이 물결이 보이는 곳에 자리 잡은 카페가 핫합니다.  날씨가 좀 더 좋았다면 좋았을 텐데 아쉬워요! 그렇지만 그런 것 치고는 눈치도 안 보고 사진만 잔뜩 잘 찍었습니다. 후후. 

카페에서 마신 라떼는 한국에서 먹는 라떼보다 좀 더 우유 맛이 짙었어요. 가운데에 애플쨈 푸딩인데 진짜 맛있었습니다. 사진 찍는다고 밖에 나가 있었던 것도 있지만, 오전과 정오 조금 넘어서까지는 바람이 대체로 많이 불었어요. 날씨가 많이 춥진 않아도 바람을 많이 맞으면 왠지 더 정신없고 지치는 기분 아실 겁니다. 조금 지치기 시작했어요. 저질 체력들이죠. 

이쯤에서 경악할만한 TMI를 하자면 이날 우리는 배낭을 코인라커에 보관하지 않았어요. 하하. 미친 거 아닐까요? 하지만 이때도 정신을 못 차리고 코인라커에 맡기지 않았어요. 이때라도 정신 차리고 코인라커를 이용했었어야 했죠. 여러분, 일본 여행에 배낭 메고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추천하고요, 배낭은 꼭 코인라커에 보관하세요. 지옥의 행군을 하고 싶지 않다면요! 자! 다음 일정은 오사카 성이었습니다!

일본 지하철 내부, 오사카성 가는 길, 스타벅스, 오사카성

오사카성에 갔다면 꼭 꼭대기 전망대까지 가세요! 왜냐하면 저는 안 갔거든요!

이날 기억을 떠올리려니 자꾸 바싹바싹 입과 목이 마르네요. 그날 느낀 지옥의 피로감이 떠올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사실 오사카성을 갈 계획은 없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성이라든지 어떤 유명 관광지를 찾아다니는 것보다는 소소한 감성을 느낄만한 여행을 하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애초에 계획을 구체적으로 짜지 않았던 여행이었기에 오사카성으로 출발했습니다. 어차피 난바에서 오래 걸리는 장소도 아니었기도 하고요! 오사카성으로 가면서 본 스타벅스입니다. 스타벅스도 뭔가 성 지붕처럼 생겼네요. 일본의 스타벅스는 특히 지역마다 고유의 느낌을 살려서 건물 외관을 인테리어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느끼셨는지 모르겠지만, 어느새 날씨가 아주- 맑아졌답니다. 여전히 바람은 좀 있었지만요! 이때 이미 너무 힘들었답니다. 많이 걷기도 걸었지만 배낭.. 진짜 던지고 싶었습니다. 작년에 대만에 갔을 때는 배낭 없이도 삼만 보를 걷고 힘들어서 맨발로 걸고 발도 울고 나도 울고 그랬는데, 이날 저는 배낭 (짐을 고스란히 다 넣은)을 메고 삼만 보를 걸었습니다. 삼만 보. 이쯤 되면 여행이 아니라 고행을 하려고 떠나는 거 아닙니까? 어쨌든 그러한 이유로 오사카성 꼭대기의 전망대까진 오르지 않았는데 그곳 뷰를 찍은 사진을 보니 정말 멋지더라고요. 사실 이날 저녁에 원래 돈키호테 들렀다가 하루카스에 가려고 했기 때문에, '뭐 어차피 전망대 올라가서 야경 볼 건데 뭐!' 하고 별 미련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작년 대만에서 너무 힘들어서 타이베이 101 타워를 포기한 것처럼 이 날 하루카스도 포기하고 재껴버렸습니다. 돈 주고 산 하루카스 입장권 바이 바이~ 그냥 나는 노답.

돈키호테: 선물과 어깨를 맞바꿀 뻔하다. (굿바이 하루카스)

돈키호테를 갈 시간이 오후뿐이었기에 (사실은 남는 게 시간이었던 것이 함정) 오사카성에서 방전된 체력을 억지로 끌어올려 열심히 걸었고 기어이 돈키호테에 가서 쇼핑을 시작했습니다. 지인들 줄 선물과 부모님 파스, 그리고 카베진 등. 진짜 발바닥-종아리-허벅지-엉덩이 4중주로 비명치는 와중에 돈키호테 줄 기다리는 동안 고통으로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 코인 라커는 이용하라고 있는 것이다. 후.

아작 난 것 같은 어깨와 발바닥을 끌고 둘째 날 묵을 숙소 에비스니시로 향했다. 내가 걷는지 내 다리가 걷는지 정신이 걷는지 발이 나를 걷는지 모르겠는 기분으로 숙소에 도착해서 그대로 뻗을 뻔했다. 휴 그러면 안되지. 숙소에 가방을 던져버리고 겨우겨우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왔다! 바로 근처는 아니고 약간 걸으면 보이는, 예전 오사카의 대표 전망대였던 오사카 타워! 츠텐카쿠로 향했다. 거길 가려던 건 아니고, 그 근처에서 저녁시간을 보내기로 한 것이다. 

츠텐카쿠. 오사카 타워. 낮과 밤.

나는 이날 밤... 후. (절레절레)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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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5일 금요일 대한항공 저녁 7시 비행기로 오사카로 떠났습니다. 밤 9시에 도착하는 일정이라서 첫날은 바로 숙소에 자러 들어가는 것이 끝인가 하고 아쉬운 마음이 들었죠. 우선은 최대한 빠르게 간사이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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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올리브:O
작성일
2019. 4. 3. 0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