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대만 여행 (2박 3일) 둘째 날2 : 예스진지투어(택시투어)
'대만 2박 3일 여행 둘째 날 : 예류-스펀-진과스-지우펀 편'
진과스
둘째 날 날씨는 오후가 될수록 더 화창했다. 체력이 밑바닥 나고 있는 와중에 그거 하나는 다행이었다! 스펀에서 진과스로 향하면서는 시간이 꽤 걸렸다. 예류에서 바람을 많이 맞았기 때문인지 스펀까지 다 둘러보고 택시에 앉아 거울을 봤는데 사람이 아니무니다. ㅋ
슬슬 어제의 난리 난 다리 상태가 다시 신호를 보내오는 것을 느낀 나는 불안해졌다. 내가 왜 밑창이 얇은 이따위 운동화를 신었을까? 폭신폭신한 워킹화를 신었어야지! 적어도 3,4만 보를 걸을 거였다면 말이야! (진노)
여러분 멋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저처럼 많이 걸어 다닐 거라면 절대 얇은 운동화 신지 마소.
진과스까지 얼마 안 남은 상황에서 택시 기사님이 옆을 보라고 했다. 물이 지나는 바위들이 온통 황금빛이었다. 기사님은 저게 다 황금이라고 했다. 밤에 사람들이 금을 캐러 온다고. (그러면거 곡괭이질 하는 제스처를 했다.) ㅋㅋㅋㅋㅋ 당연히 농담이지 세상에 그런 말을 누가 믿어 누가 믿긴 내가 믿지 ... ㅡㅡ.......... 순간 낚인 나는 순진하게도 "헐! 리얼리?!" 지금 생각해도 나 자신이 어이가 없다.
한창 이동하며 바라보는 바깥 풍경은 날씨와 어우러져 더욱 웅장해 보였다. 갈라져서 떨어지는 폭포는 보고 있는 것만으로 시원했다. (슬슬 곁땀 날 상황) 기사님이 얼마나 친절하시냐면 이동 중에 지나치는 포토스팟에 우리를 내리게 해서 사진도 찍어주시고 각 장소에 대한 설명도 열심히 해주셨다. 우리가 택시투어 선택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했고 이 기사님을 만난 건 우리에겐 행운이구나 느꼈다. 그래서 사진을 정말 많이 찍었다. 사진은 완벽했지만 내가 완벽하지 않았다. 웬 코끼리가 있다... 아 다이어트해야지.
우리가 진과스에 가는 이유는 단 하나다.(갑자기?) 광부 도시락을 먹기 위해서.
진과스는 예전에 탄광마을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광부 도시락은 그런 광부들 먹으라고 만든 도시락이었다. 예스진지 투어에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라고 하여 우리가 접수(?) 하러 출발한 것이다.
드디어 도착한 진과스 밑에 허허벌판 주차장 어디쯤에 차를 세우고 기사님과 우리는 걸어서 이동하기 시작했는데 웬 계단이 나왔다 아주 많이. 이곳을 따라 쭉 올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끼리 그냥 올려 보내지 않고 저 많은 계단들을 함께 올라가셨다. 우리는 이즈음 굶주림을 느끼고 있었다. 스펀에서 먹은 닭다리 볶음밥 정도의 양으로는 나의 위장은 만족할 수 없던 것이다. 만족을 모르는 위장에게 광부 도시락을 선물해주기 위해 열심히 계단을 올랐다.
(근데 사실 계단 높이가 굉장히 낮아서 오르는 것이 그다지 힘들지는 않다.)
움직여! 빨리 올라가라고!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그곳에 도착하여 본 풍경은 굉장히 이국적이었다. 다른 대만 건물과는 다른듯하면서 풍기는 묘한 분위기가 있었다. 아주 짧은 순간 동안 '잉? 잠깐만. 여기가 어디래?' 하게 된다고 할까. 그때 친절한 기사님께서 스피드 왜건처럼 등장하셨다. 이곳 역시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특히 이곳 건물은 거의 일본식 건물이라며 마치 내 생각을 꿰뚫어 본 것 같은 설명을 해주셨다. 이 기사님이 좀 무서워졌다.
기사님은 식당으로 우리를 안내하였고 드디어 드디어 드디어 광부 도시락을 주문하게 되는데!
당연히 함께 드실 줄 알았는데 기사님께서는 왔던 길로 다시 내려가서 기다리신다며 먹고 1시간 뒤에 차로 오면 된다고 하였다. 우리는 뭔가 고생하신 거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그랬지만 음식 앞에서 계속 미안해하고 있을 수만은 없기에 광부 도시락을 열과 성으로 먹었다.
김치... 당신은 도덕책!
광부도시락 프리미엄(?)과 일반 버전이 있었던 것 같은데 우리는 일반을 먹었던 것 같다. 사실 못 먹어봤던 썸띵 스페셜 한 맛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맛이 없다는 뜻이 아니다. 우리는 도시락 밑바닥을 볼 때까지 서로 말을 나누지 않았다. 아이스티를 들이킬 때나 눈을 마주쳤을 뿐이었다. 아..... 김치와 닭고기와 밥을 씹다가 목이 막힐 때 들이켜주는 아이스티. ☆
진과스 광부 도시락은 야외에서도 먹을 수 있고 가게 실내에서도 먹을 수 있다. 우리가 갔을 때만 해도 아직 바깥이 미친 듯이 덥진 않았기 때문에 야외에서 먹는 외국인들이 많았다. (그리고 대만은 에어컨을 잘 틀지 않는다고 한다.)
열심히 먹다가 시계를 봤는데 약속 시간인 1시간이 거의 다 되어갔다. 깜짝 놀라서 어서 자리를 치우고 왔던 그 길을 구르다시피해서 내려갔다. 이제 대망의 지우펀!
지우펀
지우펀 입구에 들어서면서 우리가 택시투어를 한 것은 정말 현명했음을 절감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종일 화창했던 날씨 때문인지 덥기도 하였고 무엇보다 대만의 미친 습도. 그리고 지우펀의 인기로 인해 관광객과 현지인 와글와글인 상태에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데, 지우펀까지 들어오는 버스를 기다리느라 떼러 줄을 지어 서있는 관광객들 표정이 장난이 아니었다. 입구로 향하는 구간이라 차가 좀 막히므로 잠시 속도를 줄이고 가는데, 창밖에서 사람들이 택시에 시선이 고정된 것을 느꼈다. 정말 괴로워 보였다.
맞다. 이분이 기사님이다. 지우펀 입구를 들어서기 전, 어느 길로 가면 좀 더 편하게 갈 수 있는지를 설명해주셨다. 어디로 가면 사람이 더 적은지, 어디로 가야 사진 찍기가 편한지! 덕분에 정말 투어가 편했다.
지우펀의 길은 매우 조블조블하다. 사실 우리는 해 질 녘과 저녁의 지우펀을 보고 싶었지만 저녁에 타이베이 101타워 등의 일정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택시투어 일정의 시간을 앞당겨 잡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놓고 결국 이날 다시 둘 다 체력 방전으로 타이베이 101타워 못 갔다는... 후문....^^ㅋ
다른 사람들이 찍은 지우펀은 굉장히 굉장히 아름다운데 내가 찍은 사진은 그렇지가 못해서 씁쓸하다. 지우펀의 입구에서 어느 정도까지는 기사님이 함께 걸어주셨다. 두세 군데 가게를 소개해주려고 그러신 것 같다. 지우펀에서 대부분 먹는 기념품을 많이 사는데 특히 유명한 게 누가 크래커와 펑리수다. 이미 우리나라 안에도 들어와있는 과자이긴 하지만. 이 두 과자는 만드는 회사마다 맛이 조금씩 달라서 지우펀 안에서도 파는 곳이 여러 군데 고 맛도 다르다.
처음에 기사님이 우리를 데리고 간 누가 크래 거 가게에서 방금 막 만든 누가 크래커 하나를 시식했는데 천상의 맛이었다. 따듯해서 길게 늘어지는 소다? 엿? 이 굉장히 맛있어서 더 둘러볼 필요도 없다며 바로 지인들의 과자를 샀고, 펑리수는 지우펀을 돌아다니다가 가장 유명한 곳에서 샀다. (펑리수 비싸 힝)
펑리수 하니 생각나는데, 대만에서 펑리수는 고급 과자이고 딸을 시집보낼 때 손수 만들어 보내는 과자이기도 하다고 했다. 기사님이 따님 시집보낼 때도 그렇게 했다고 웃음 지으며 우리에게 설명해 주었다. 모든 게 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모든 게 우리는 별로 부담스럽지 않았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정말 편한 택시투어였다.
지우펀에서는 특히 관광객들이 소진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3시간을 가졌다. (예류 2시간, 스펀 2시간, 진과스 1시간, 지우펀 3시간 '총 8시간') 와 시간 많다 했던 그 3시간은 3분처럼 순삭 됐다. 쇼핑의 힘이란 이렇게 위대했다.
꼭대기에서 찍은 지우펀의 모습! 이 사진 찍을 때 바로 옆, 앞, 뒤에 관광객 엄청 많았다. 사진은 너무 고요해 보이네.
저녁 무렵이라면 얼마나 더 예뻤을까! 다음에 가게 되면 아예 지우펀에서 1박을 하는 일정으로 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래도 한국과 다르게 일찍 상가들이 문을 닫고 어두워지기 때문에 모든 일정이 마음이 급했다.
지우펀 꼭대기 근방에 있는 기념품 가게에는 연꽃 술잔(찻잔)을 파는 곳이 있는데 그 연꽃 잔은 지우펀에서만 판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친히 샀다. 그런데 사진은 없다...... 뭐지? 정말 예쁘니까 애주가라면 지우펀에서 연꽃 잔을 꼭 사길 바랍니다.
지우펀 내려오는 길은 생맥주와 함께.
맥주가 빠질 수 있겠습니까? :)
대만 2박3일의 여행의 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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