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완성되어가는 나이, <반짝반짝 나의 서른>

 

 

이번 생일에는 유독 책 선물이 좀 있었다.

하나는 나태주시인의 시집, 다른 하나는 <반짝반짝 나의 서른>이라는 에세이다. 

<반짝반짝 나의 서른>이라는 제목의 책을 내려다 보면서 잠시 올해 초의 내 모습을 떠올렸다.

 

2019년이 시작되기 한달 전인 12월 초부터 자꾸만 이상한 기분이 고개를 들더니

1월부터 3월에 이르기까지 허망함 회의감 낭패감 등의 온갖 정의 내리기 힘든 것들로 점철된 나였다.

 

찬란하고 영원히 계속될 줄 알았던 것마냥 20대를 마냥 허투루 보낸 것 같다는 회의감과

나라는 인간은 누구인가부터 시작해서 제대로 살아왔나, 어떻게 살아야하나로 이어지며

아무리 돌이켜 보아도 내가 20대 때 도대체 뭘 했지? 하는 물음에는 답을 할수가 없어 비참했다.

그래도 열심히는 산 것 같다. 그렇지만 아쉬운!ㅠㅠㅠ

 

나는 에세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요즘 많이 쏟아져 나오는 자극적인 제목에 알맹이는 볼 것 없는

마냥 쉽게만 읽히는 에세이 등은 더욱 선호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실 이 책을 받았을 때도

내 취향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축 처지면서도 뭔가를 열심히 하며 하루하루, 일년을 보내야 한다는 강박에 동시에 시달리면서

시간은 언제나 처럼 똑같이 흘렀고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은 계속 됐다.

29살이 30살이 됐다고해서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는 걸 느끼고 우울해 할 필요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 지금은 너무나 괜찮은 상태가 되기까지

 

떠올렸던, 거의 모든 생각이 이 책 안에 들어 있었다.

거기에 귀여운 일러스트 때문에 풉 하게 될 때도 있고. 

 

에세이는 좋아하지 않지만 <반짝반짝 나의 서른>은 시집처럼 그냥 언제든

손에 잡힐 때 한번씩 다시 읽어도 좋을 그런 책이다.

어렴풋이 떠올렸던 느낌이나 생각에 살이 붙여진 것 같달까.

 

'그래~ 내가 느낀게 이거 였다고~'

 

 

 

  

카테고리
작성자
올리브:O
작성일
2019. 6. 13. 21:39